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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투자자소송모니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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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투자자소송】 홈플러스의 이른바 ‘1㎜ 깨알고지’에 대한 대법원의 유죄판결이 투자자소송에 미치는 영향 – 확인서류에의 동의서명 등 형식적 요소에 의존하지 않고 보다 실질적이고 ...
    2017-04-21 4511

     

    개인 정보수집·처리시 고지 사항을 1 ㎜ 크기로 적어둔 홈플러스와 개인정보 보호법 위반

     

    대법원은 지난 4월 7일, 홈플러스가 경품행사에 응모한 고객들로부터 개인정보를 수집하면서 개인정보 보호법상 알려야 할 사항들을 응모권에 1㎜ 크기로 적어 놓은 것은 개인정보 보호법을 위반한 것이라고 판단하였다. 홈플러스는 2010년경 보험회사들에게 홈플러스 고객 개인정보를 1건당 1,980원에 판매하기로 약정하고, 판매할 개인정보를 수집하기 위해 2011년 12월부터 2014년 6월까지 ‘창립 14주년 고객감사 대축제’ 등 문구 하에 벤츠 승용차 등 경품을 걸고 총 11회 경품행사를 열었다. 홈플러스가 경품에 응모한 고객들로부터 수집한 성명, 생년월일, 주민등록번호, 휴대전화번호, 자녀 수, 부모님과 동거 여부 등의 개인정보는 약712만 건에 달했는데 그 중 약600만 건의 개인정보를 보험회사들에게 판매해 약119억원을 지급받았다.

     

    고지사항이 다 적혀 있고, 고객이 읽을 수 있으므로 적법한 동의라고 본 원심 판결

     

    개인정보 보호법 제59조는 개인정보를 처리하거나 처리하였던 자가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수단이나 방법으로 개인정보를 취득하거나 처리에 관한 동의를 받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으며 이를 위반한 것은 형사처벌의 대상이 된다. 홈플러스는 경품행사의 목적이 개인정보를 수집하여 보험회사에 판매하는데 있었음을 숨긴 채 행사를 열고 응모권 뒷면에 [개인정보 수집, 취급위탁, 이용동의]라는 제목 하에 ‘수집/이용목적’ 등을 [개인정보 제3자 제공]이라는 제목 하에 ‘개인정보를 제공받는 자’, ‘이용목적’ 등을 약 1㎜ 크기의 글씨로 써 두었는데, 1심과 2심은 개인정보 보호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홈플러스와 임직원 등을 무죄로 판단하였다. 그 주된 이유로는, “개인정보 보호법상 개인정보 수집 및 그 처리에 관한 동의를 받을 때 정보주체에게 알려야 하는 사항을 응모권에 모두 기재하였”고, “응모권에 기재된 약 1㎜ 크기의 글씨는 복권, 의약품 사용설명서 등 다양한 곳에서 통용되는 것으로 경품행사 응모자들도 읽을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이고, 응모함 옆에 응모권 확대 사진을 부착한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홈플러스가 의도적으로 글씨 크기를 작게 하여 그 내용을 읽을 수 없도록 방해하였다고 보기도 어려우며, 응모자들은 자신들의 개인정보가 보험회사에 마케팅 목적으로 제공된다는 사실을 충분히 인식할 수 있는 상태에서 그에 관한 동의를 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는 점을 들었다.

     

    동의 받는 행위 자체만 판단해선 안 되고, 개인정보수집 동기, 목적, 방법, 관련 법령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과 그 의미

     

    그러나 대법원은 이러한 원심판결을 법리오해로 보고 파기하였다. 대법원은,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수단이나 방법으로 개인정보를 취득하거나 그 처리에 관한 동의를 받았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개인정보처리자가 그에 관한 동의를 받는 행위 그 자체만을 분리하여 개별적으로 판단하여서는 안 되고, 개인정보처리자가 개인정보를 취득하거나 처리에 관한 동의를 받게 된 전 과정을 살펴보아 거기에서 드러난 개인정보 수집 등의 동기와 목적, 수집 목적과 수집 대상인 개인정보의 관련성, 수집 등을 위하여 사용한 구체적인 방법, 개인정보 보호법 등 관련 법령을 준수하였는지 여부 및 취득한 개인정보의 내용과 규모, 특히 민감정보·고유식별정보 등의 포함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사회통념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면서, “이 사건 경품행사를 위하여 사용된 응모권에 기재된 동의 관련 사항은 약1㎜ 크기의 글씨로 기재되어 있어 소비자의 입장에서 보아 그 내용을 읽기가 쉽지 않다. 여기에 더하여 이 사건 광고를 통하여 단순 사은행사로 오인하고 경품행사에 응모하게 된 고객들의 입장에서는 짧은 시간 동안 응모권을 작성하거나 응모화면에 입력을 하면서 그 내용을 정확히 파악하여 잘못된 인식을 바로잡기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는 점 등을 들어 홈플러스 등이 개인정보 보호법을 위반하였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는 대법원이 헌법상 개인정보자기결정권과 개인정보보호법의 제정목적 등을 고려해, 법률상 고지 항목을 형식적으로 기재하고 여기에 고객의 서명을 받았다는 것만으로는 진정한 의미의 동의가 아니라고 본 것인데, 현실세계에서 고객들이 깨알크기의 글씨로 되어 있는 동의관련 서류를 잘 읽어보지 않고 그 보다는 사업자들의 설명이나 전체적인 사안의 맥락 등에 의존하여 의사결정을 한다는 사실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즉 어떤 경우에는 깨알과 같은 고지문구에 동의 서명을 한 사실만으로 자발적인 동의를 인정할 수 있지만 그러한 동의의 징구를 전후한 전체적인 사실관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어떤 경우에는 사회통념상 그러한 동의가 자발적인 동의가 아닐 수도 있다는 너무도 당연한 현실을 법원도 인정한 것이라고 볼 수 있는 것이다.

     

    홈플러스 판결이 투자자소송에 미치는 영향

     

    법원은 그간 불특정 다수의 고객 또는 소비자들과 기업간 분쟁에 있어서도 전통적인 계약자유의 원칙에 충실하여 고객의 서명날인이나 기명날인이 있을 경우 그에 따른 효과를 매우 중시해 왔다. 즉 불완전하고 비합리적인 인간이 아니라 합리적이고 사려 깊은 인간을 기준으로 사안을 판단해 온 것이다. 그런데 이번 홈플러스 판결은 이러한 법원의 태도에 큰 전환점이 되는 판결로 평가될 수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불특정다수에 대한 투자권유에 대한 법률적 평가가 문제되는 투자자소송에도 이번 홈플러스 판결은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자본시장법 제47조(설명의무)는, ‘ 금융투자업자는 일반투자자를 상대로 투자권유를 하는 경우에는 금융투자상품의 내용, 투자에 따르는 위험, 그 밖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항(금융투자상품의 투자성에 관한 구조와 성격 등)을 일반투자자가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하여야 한다.  금융투자업자는 제1항에 따라 설명한 내용을 일반투자자가 이해하였음을 서명, 기명날인, 녹취, 그 밖의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방법 중 하나 이상의 방법으로 확인을 받아야 한다.  금융투자업자는 제1항에 따른 설명을 함에 있어서 투자자의 합리적인 투자판단 또는 해당 금융투자상품의 가치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항을 거짓 또는 왜곡(불확실한 사항에 대하여 단정적 판단을 제공하거나 확실하다고 오인하게 할 소지가 있는 내용을 알리는 행위를 말한다)하여 설명하거나 중요사항을 누락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금융투자업자의 설명의무는 금융투자에 관하여 비전문가인 일반투자자가 충분한 정보에 의하여 합리적인 투자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충분한 정보를 바탕으로 한 투자의사결정에 대해 투자자에게 책임(자기책임의 원칙)을 부담 시킬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금융투자업자에게 부과된 의무이다. 그런데 금융투자업자들이 설명의무를 이행했는지 문제가 되는 사안에서 금융투자업자들은 금융상품의 설명확인서 등에 내용, 위험 등이 기재되어 있고 고객의 자필서명이나 기명날인이 있음을 들어 설명의무 이행을 주장하는 경우가 많고, 이는 실제로 유력한 증거로 작용해 설명의무위반을 부정하거나 과실상계를 하는 사유로 작용해 왔다. 하지만 이는 자본시장법 제47조 제1항의 항목이 형식적으로 기재되어 있다는 것과 제2항의 확인받을 의무를 이행하였다는 것일 뿐이므로 설명의무가 실제로 이행되었는지는 보다 실질적, 상식적 견지에서 판단하는 것이 타당하다. 현실세계에서 고객들은 깨알 같은 글씨로 작성된 동의관련 서류들은 제대로 읽어 보지 않는 것이 오히려 일반적이고 그 보다는 금융투자업자가 배포하는 광고물이나 판매직원들의 설명 등에 더 의존하는 것이 현실이기 때문이다. 그런 관점에서 볼 때 이번 홈플러스 유죄판결은 자본시장법상 설명의무가 제대로 이행되었는지를 판단하는데 있어서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즉, 향후에 금융투자업자가 설명의무를 다하였는지를 법원이 판단함에 있어서도 금융투자업자들이 소위 설명확인서 등에 서명이나 기명날인을 받았다는 사실과 그러한 확인서를 받는 행위가 평온하고 공연하게 이루어졌는지 여부만을 기존으로 판단하기 보다는 금융투자업자가 당해 상품을 설명하고 투자를 권유하는 전 과정을 살펴보아 거기에서 드러난 투자권유의 동기와 목적, 투자권유의 구체적인 방법, 권유대상 상품의 복잡성과 그 상품에 내재된 이해상충관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사회통념에 따라 보다 실질적이고 상식적인 관점에서 판단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남덕희 변호사 dhnam@hannurilaw.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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