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알림 및 자료
    Home > 알림 및 자료 > 투자소송모니터

    투자자소송모니터

    법무법인 한누리의 주요 업무분야입니다.

    【국내투자자소송】 임원선임에 관한 대법원의 전원합의체 판결, 주주총회의 기능 정상화에 기여할 듯
    2017-04-07 4705

    주주총회에서 선임된 감사·이사, 별도의 임용계약 없어도 법적 지위 인정(대법원 2017. 3. 23.선고 2016다251215 판결)

     

    주주총회에서 선임된 사내이사와 감사의 취임을 회사 대표이사가 거부

     

    A와 B는 2014. 12.경 개최된 X회사의 주주총회에서 각각 사내이사와 감사로 선임된 후 X회사에 사내이사 및 감사 임용계약의 체결을 요구했다. 그런데 X회사의 대표이사는 위 주주총회 결의에 하자가 있는 구실을 들어 이들과의 임용계약 체결을 거부하였다. 주주총회에서의 선임결의에도 불구하고 취임을 거부당한 A와 B는 X회사를 상대로 이사 및 감사 지위의 확인을 구하는 소송을 제기하였다. 이러한 경우 대표이사와 별도의 임용계약을 체결한 바 없는 A와 B의 이사 또는 감사로서의 지위가 법적으로 인정될 수 있을까?

     

    2017. 3. 23.자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2016다251215)

     

    지난 3월 23일 대법원 전원합의체 (주심 권순일 대법관)는 이사·감사의 지위가 주주총회의 선임결의와 별도로 대표이사와 사이에 임용계약이 체결되어야만 비로소 인정된다고 보는 것은, 이사·감사의 선임을 주주총회에 전속적 권한으로 규정하여 주주들의 단체적 의사결정 사항으로 정한 상법의 취지에 배치된다는 이유로, 주주총회에서 각각 사내이사와 감사로 선임된 소외인(A)과 원고(B)는 피고(X회사)의 대표이사와 별도의 임용계약을 체결하였는지 여부와 상관없이 선임결의와 피선임자의 승낙만으로 피고의 사내이사나 감사의 지위를 취득한 것이라고 판단하고, 이와 배치되는 기존 대법원 판결을 변경하였다.

     

    종전 대법원판례의 문제점

     

    종전 대법원 판례는, 주주총회에서 이사나 감사 선임결의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곧바로 피선임자가 이사나 감사의 지위를 취득하게 되는 것은 아니고, 주주총회의 선임결의에 따라 회사의 대표기관이 임용계약의 청약을 하고 피선임자가 이에 승낙을 함으로써 비로소 피선임자의 이사 또는 감사로서의 지위가 인정된다는 입장이었다 (대법원 1995. 2. 28.선고 94다31440판결). 이러한 종전 판례에 의하면 주주총회에서 다수 주주들의 지지를 받아 이사나 감사로 선임되더라도 대표이사가 임용계약의 청약 자체를 하지 않는 방식으로 취임을 거부하는 경우 이사나 감사로 취임하여 활동할 수 없다는 문제가 있었다. 대표이사의 자의적인 판단에 따라 주주들의 단체법상 의사결정이 사실상 무력화되는 불합리한 결과를 낳아 왔던 것이다. 이번 전원합의체 판결은 이와 같은 비정상적인 현상을 시정하여 주주총회의 기능을 정상화하였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고 할 것이다.

     

    새로운 판례는 적대적 M&A의 경우 또는 감사나 감사위원 선임시 특별히 중요한 의미를 가져

     

    대다수의 회사에서 대주주와 경영진은 이해관계를 같이하고, 이사회의 구성원인 이사와 경영을 감시하는 감사를 선임하는 주주총회는 자본다수결원리가 적용되므로, 주주총회에서 대주주의 의사에 따라 선임된 이사·감사의 취임이 거부되거나 지연되는 상황은 선뜻 상정하기 어렵다.

     

    하지만 적대적 M&A가 이루어져 대주주가 교체되고 인수자가 피인수기업의 이사회를 장악하기 위해 주주총회에서 자신들이 지명한 자를 이사로 선임한 경우 기존 대주주 편인 대표이사가 피선임자에게 임용계약의 청약을 하지 않음으로써 피선임자의 이사 취임을 좌절시키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또한 소액주주들이 지명한 후보자가 주주총회에서 감사나 감사위원으로 선임되는 경우에도 비슷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는데 상법상 감사 선임결의시 의결권 있는 발행주식 총수의 3%를 초과하는 주식을 보유한 주주는 그 초과하는 주식에 관하여 의결권을 행사하지 못하고 특히 상장기업의 감사나 감사위원의 경우에는 최대 주주 본인뿐만 아니라 그 특수관계인의 지분까지 합산하여 의결권을 3%로 제한하고 있으므로 대주주나 경영진이 원하지 않는 자가 감사나 감사위원으로 선임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전원합의체 판결도 “주주총회에서 새로운 이사를 선임하는 결의는 주주들이 경영진을 교체하는 의미를 가지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이사선임결의에도 불구하고 퇴임하는 대표이사가 임용계약의 청약을 하지 아니한 이상 이사로서의 지위를 취득하지 못한다고 보게 되면 주주로서는 효과적인 구제책이 없다는 문제점이 있다. 한편 감사의 선임에 대하여 상법은 제409조 제2항에서 ‘의결권 없는 주식을 제외한 발행주식총수의 100분의 3을 초과하는 수의 주식을 가진 주주는 그 초과하는 주식에 관하여는 의결권을 행사하지 못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감사선임결의에도 불구하고 대표이사가 임용계약의 청약을 하지 아니하여 감사로서의 지위를 취득하지 못한다고 하면 위 조항에서 감사 선임에 관하여 대주주의 의결권을 제한한 취지가 몰각되어 부당하다. 이사의 직무집행에 대한 감사를 임무로 하는 감사의 취임 여부를 감사의 대상인 대표이사에게 맡기는 것이 단체법의 성격에 비추어 보아도 적절하지 아니함은 말할 것도 없다.” 판시하여 이번 판결이 이러한 상황들을 특히 염두에 둔 것임을 알 수 있다.

     

    주주총회 기능 활성화를 위해 전자투표제 의무화 등 추가적인 제도보완이 이루어질지

     

    이번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을 통해 그간 주주총회의 기능을 저해하고 있던 큰 빗장 하나가 열리게 된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전원합의체 판결은 주주총회에서 이사나 감사가 선임되었음을 전제로 피선임자의 지위를 분명히 하고 있는 것이어서, 주주들이 어떻게 효과적으로 의결권을 행사하여 전체 주주들의 이익을 대변하는 자를 이사나 감사로 선임할 것인가의 문제는 여전히 남는다. 여전히 주주총회를 특정일에 몰아서 개최하고, 전자투표제나 서면투표제를 배제하는 등 회사들이 주주들의 의결권행사를 사실상 방해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오는 5월 들어서는 새로운 정부가 전자투표제나 서면투표제를 의무화하는 등 주주총회의 기능 활성화를 위한 제도보완을 추진할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조계창 변호사 kccho@hannurilaw.co.kr】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