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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슈&분석】 대우조선해양분식에 따른 한국산업은행의 법적 책임은?
    2017-03-31 4784

    분노하는 대우조선해양 소액주주들

     

    천문학적 규모의 대우조선해양 분식회계가 드러나고 주가폭락에 이은 주식거래정지, 감자, 관리종목 지정에 이어 상장폐지와 법정관리 우려까지 제기되자 대우조선해양에 투자를 한 소액주주들의 우려와 분노가 극에 달하고 있다. 분식회계소송에 참여한 많은 주주들은 회사와 임원 그리고 회계법인 뿐만 아니라 대우조선해양의 대주주인 한국산업은행과 감독기관인 정부에 대하여도 법적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이하에서는 과연 대우조선해양 분식회계에 관하여 한국산업은행과 정부를 상대로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있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자본시장법상 대주주나 감독당국은 법정 책임주체에 속하지 않아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자본시장법) 제162조는 사업보고서 중 중요사항에 관하여 거짓의 기재 또는 표시가 있거나 중요사항이 기재 또는 표시되지 아니함으로써 사업보고서 제출대상법인이 발행한 증권의 취득자 또는 처분자가 손해를 입은 경우에는 아래의 자들이 그 손해에 관하여 배상의 책임을 진다고 규정하고 있다.

     

     

    1. 당해 회사와 사업보고서 제출당시의 회사의 이사
    2. 상법이 규정하는 사실상의 이사로서 그 사업보고서의 작성을 지시하거나 집행한 자
    3. 그 사업보고서의 기재사항 및 그 첨부서류가 진실 또는 정확하다고 증명하여 서명한 공인회계사·감정인 또는 신용평가를 전문으로 하는 자, 변호사, 변리사 또는 세무사
    4. 그 사업보고서의 기재사항 및 그 첨부서류에 자기의 평가·분석·확인 의견이 기재되는 것에 대하여 동의하고 그 기재내용을 확인한 자

      

     

    이상에서 보듯이 회사의 대주주나 감독기관은 회사의 분식회계에 관하여 당연히 책임을 져야 할 법정 책임주체에 속하지 않는다. 물론 산업은행이나 감독당국에 근무하는 어떤 사람이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자신의 영향력을 이용하여 분식된 재무제표를 포함한 사업보고서의 작성을 지시하거나 집행한 경우에는 사실상의 이사로서 책임을 지울 수 있다. 하지만 단순히 분식을 묵인하였거나 방조하였다거나 감독할 임무를 소홀히 하였다는 것만으로는 책임을 지게 할 수 없다. 물론 산업은행이나 감독당국 출신자가 분식된 재무제표 제출당시의 대우조선해양의 이사로 재직 중이었다면 책임을 질 수 있으나 이는 대우조선해양의 이사이기 때문이지 산업은행이나 감독당국 출신이기 때문은 아니다.

     

    감독기관의 불법행위책임은 상당인과관계가 없다는 이유로 인정되지 않아

     

    분식회계는 민법상 일반 불법행위에도 해당하는데 민법상 불법행위책임은 물을 수 있을지가 문제된다. 산업은행이나 감독당국 관계자가 고의로 분식회계라는 불법행위를 공동으로 범하였다면 공동불법행위책임을 물을 수 있다. 하지만 산업은행이나 감독당국 관계자의 주의의무는 산업은행과 국가에 대하여 지는 주의의무이므로 업무상 주의의무를 다하지 않아서 소액주주들의 피해가 발생하더라도 이러한 주의의무위반과 소액주주들의 피해 간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지 않을 것이다. 저축은행 분식결산 사건과 관련하여 감독을 소홀히 한 금융감독원의 책임을 묻는 소송과 관련하여 대법원은 “공무원이 법령에서 부과된 직무상 의무를 위반한 것을 계기로 제3자가 손해를 입은 경우에 제3자에게 손해배상청구권이 인정되기 위하여는 공무원의 직무상 의무 위반행위와 제3자의 손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어야 한다”고 전제하면서 “금융위원회의 설치 등에 관한 법률의 입법 취지 등에 비추어 볼 때, 금융감독원에 금융기관에 대한 검사·감독의무를 부과한 법령의 목적이 금융상품에 투자한 투자자 개인의 이익을 직접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고 할 수 없으므로, 금융감독원 및 그 직원들의 위법한 직무집행과 저축은행의 후순위사채에 투자한 원고들이 입은 손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였다 (대법원 2015. 12. 23. 선고 2015다210194 판결).

     

    납세자소송제도의 도입 등 제도보완이 필요해

     

    그렇다면 천문학적인 국부 손실과 예산 낭비를 가져온 대우조선해양과 관련하여 산업은행과 감독기관 관계자들의 법적 책임은 정녕 물을 수 없다는 것일까? 생각하건대, 대우조선해양의 투자자들은 법적 책임을 묻기 어렵지만 산업은행의 주주인 국가 입장에서는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산업은행의 경우 한국산업은행법에 따라 상법 및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이 적용된다. 따라서 산업은행의 이사나 감사들은 법령과 정관에 따라 그 직무를 충실히 수행하여야 하고 선량한 관리자로서의 주의를 다하여야 하며, 이사가 고의 또는 과실로 법령 또는 정관에 위반한 행위를 하거나 그 임무를 게을리 한 경우에는 그 이사는 산업은행에 대하여 연대하여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산업은행이 이사나 감사를 상대로 그 임무해태에 대한 책임을 추궁하지 않을 경우 산업은행의 유일한 주주인 대한민국 정부가 주주대표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그런데 문제는 유일한 주주인 대한민국 정부가 주주대표소송을 제기하지 않을 경우이다. 이러한 경우 대한민국의 주주에 해당하는 납세자들이 소송을 제기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바로 납세자소송제도이다. 차기 정부에서 납세자소송 또는 국민소송제도의 도입이 추진될 수 있다고 하는데 대우조선해양과 같은 사태가 다시 반복되지 않기 위해서는 일정 범위 내에서 이러한 제도의 도입도 필요할 듯하다.

     

    【김주영 변호사 jykim@hannurilaw.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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