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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슈&분석】 고객이 맡긴 담보주식을 무단으로 대주한 증권사들, 민형사상 책임 따를 수 있어
    2016-11-18 4977

    주식신용거래와 증권사의 무단대주

      

    증권사로부터 돈을 빌려 주식을 사는 것을 주식신용거래라고 한다. 가지고 있는 돈에 빌린 돈을 더해 투자 레버리지를 높일 수 있어 많이 이용된다. 투자자는 증권사로부터 빌린 돈의 담보로 주식을 제공하는 경우가 많은데, 채권자인 증권사가 채권확보를 위해 주식을 담보로 갖는 것은 수긍할 수 있다. 하지만 담보는 담보일 뿐, 동네 전당포 주인도 담보 물건을 함부로 사용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최근 증권사들과 증권금융이 담보 주식을 다른 투자자에게 마음대로 대주하고 이익도 챙겨왔다는 사실이 밝혀져 논란이 일고 있다.

     

    ‘대주’란 개인이 주식을 공매도할 때 수반되는 거래기법이다. 증권사 등이 주식신용거래로 담보 받은 주식을 대주한 물량은 연간 약 300억 원에 이른다. 그 과정에서 증권사들은 약 15억 원의 수수료를, 증권금융은 약 1억 원의 현금운용수익을 얻었다. 우선 증권사 등이 신용거래고객 몰래 고객의 주식을 타인에게 빌려준 것부터 문제가 있다. 또한 고객 입장에서는 자기의 주식이 주가를 낮추는 공매도에 쓰인 것도 황당하다. 가장 큰 문제는 그로 인해 생긴 이익마저 증권사 등이 독식해 왔다는 점이다.

     

    자본시장의 공정성과 신뢰성을 위한 부정거래행위 금지 규정

     

    누구든지 금융투자상품의 매매, 그 밖의 거래와 관련하여 부정한 수단, 계획 또는 기교를 사용하여서는 안 된다. 자본시장법은 이러한 부정거래행위를 금지하고, 위반 시 민·형사상 책임도 지운다. 대법원은, “어떠한 행위를 부정하다고 할지는 그 행위가 법령 등에서 금지된 것인지, 다른 투자자들로 하여금 잘못된 판단을 하게 함으로써 공정한 경쟁을 해치고 선의의 투자자에게 손해를 전가하여 자본시장의 공정성, 신뢰성 및 효율성을 해칠 위험이 있는지를 고려해야 한다”면서, 이는 “부정거래행위를 규제함으로써 개개 투자자의 이익을 보호함과 아울러 자본시장의 공정성과 신뢰성을 높이기 위한” 취지임을 명시하였다. 이러한 취지를 고려할 때, 증권사가 고객 몰래 담보 주식을 대주거래에 이용한 것이 부정거래행위에 해당하는지는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이다.

     

    미국은 주식 대여 여부를 약관에 명시하고 고객의 승인을 얻도록 하고 있어

     

    위 규정의 연원은 미국의 포괄적 사기금지 규정인 34년법 제10조(b)와 Rule 10b-5다. 미국의 경우 2002년 SEC v. Zandford 사건에서 증권브로커가 치밀한 계획 하에 고객의 돈을 횡령한 행위를 사기적 계획(fraudulent scheme)이라고 하는 등 부정거래금지규정을 적용한 예가 많다. 그러나 미국에서도 이번 사례와 같은 정도의 무단대주 행위는 찾기 힘들다. 고객의 승인 없는 무단대주 자체가 이루어지기 힘든 규제환경 때문이다. 즉, 미국 금융산업규제기구인 FINRA 4330(Customer Protection)에 따르면, 증권사가 고객의 신용거래계좌에 있는 주식을 대여하기 위해서는 미리 이에 대한 승인을 서면으로 얻어야 하고, 특히 명백하고 눈에 잘 띄는 글씨로 (“Clear and Prominent”) 고객의 계좌에서 주식을 대여할 수 있다는 점을 기재하고 동의를 받도록 하고 있다. 당연히 증권사가 대주를 통해 얻게 되는 이익 및 고객이 얻게 되는 이익에 대한 내용도 포함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증권사와 증권금융은 부정거래행위로 인한 부당이득 반환해야

     

    반면 이번 사례의 경우 약관에 그런 내용이 명시되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증권사가 돈을 빌려주고 담보로 주식을 받은 것을 민법상 질권 설정으로 보더라도, 그로부터 발생한 수익은 이자와 원본에만 충당할 수 있는데 대주로 인한 이익을 별도로 수취한 것은 법령위반 소지도 있다. 또한 공매도는 보통 주가하락을 예상하고 행해지며 실제로 주가 하락을 가져오는 경우가 많다는 점에서, 담보주식 대주는 신용거래 고객의 이해와 상충되는 것은 물론 증권사의 선관주의 의무에도 반한다. 이에 금융위원회 또한 문제점을 인식하고 개선을 권고했다. 증권금융과 증권사들은 대주서비스를 중단하고 ‘사전 동의’, ‘고객에게 이익 배분’ 등을 논의 중인데, 이는 신용거래고객에게 귀속되어야 할 이익을 임의로 수취해왔다는 것을 스스로도 인정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결국 무단대주는 계약 및 법령위반을 넘어 공정한 경쟁을 해치고 선의의 투자자에게 손해를 전가하여 자본시장의 신뢰성을 해칠 위험이 있는 ‘부정한 계획의 사용’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인다.

     

    자본시장법은 부정거래 행위자의 손해배상책임은 물론 형사책임까지 규정하고 있는데 형사책임은 법정형이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그 위반행위로 얻은 이익 또는 회피한 손실액의 1배 이상 3배 이하에 상당하는 벌금에 해당할 정도로 중하다. 손해배상청구는 민법상 부당이득청구의 방식으로 하거나 자본시장법 위반에 따른 손해배상청구의 방식으로 할 수 있다. 우선 민법상으로는 채권자가 질권이 설정된 주식에서 발생한 이익을 이자나 원본에 충당하지 않고 따로 수취한 것이 부당이득에 해당할 것이므로, 신용거래 고객들은 증권사 등에게 그 반환을 구할 수 있을 것이다. 자본시장법 위반에 따른 손해배상 역시 이번 사례의 특성상 이 역시 부당이득에 상당한 손해 배상이 명해질 가능성이 높다. 민법상 부당이득 청구는 민사소송법상 단독 내지 공동소송으로만이 소를 제기할 수 있고 10년의 소멸시효가 적용된다. 자본시장법상 손해배상청구는 1년 또는 3년이라는 단기 소멸시효가 적용되지만 증권관련집단소송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이건의 경우 소액다수의 피해에 해당하므로 증권사가 자발적으로 배상하지 않는 한 증권관련집단소송법에 따른 소송이 사실상 유일한 실효적 구제수단이 될 것이다.

     

    [남덕희 변호사 dhnam@hannurilaw.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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