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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투자자소송모니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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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외투자자소송】 하우스홀드 인터내셔널(현 HSBC), 본안 소송을 거친 증권집단소송 중 최대금액에 배상 합의
    2016-10-24 4778

    지난 6. 16자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하우스홀드 인터내셔널(Household International Inc., 현 HSBC 파이낸스)이 14년간 끌어온 증권집단소송을 끝내기 위해 15억 7,500만 달러(한화 1조 8,300 억원)을 투자자들에게 지급하기로 합의하였다고 한다. 이는 미국 증권소송개혁법(PSLRA) 도입 이후 증권집단소송 합의금 중 7번째 규모라는 점에서 눈에 띄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본안소송을 거친 집단소송이라는 점1), 그리고 그 중 가장 큰 규모의 합의금이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소송의 배경

     

    소송의 발단은 2002년 하우스홀드의 전기 재무제표 수정에서 비롯되었다. 2002. 8. 14. 하우스홀드는 신규 선임된 감사인(KPMG)의 수정 권고에 따라 카드업체와의 수수료 관련 회계처리를 변경하고, 과거 8년간 손실 처리 하지 않았던 6억 달러에 달하는 비용을 손실 처리할 것이라고 발표하였다. 이에 하우스홀드의 주가가 폭락하였고, 1997. 10. 23.부터 2002. 8. 14.까지 하우스홀드에 투자한 투자자들은 재무제표 허위공시에 따른 미 증권거래법 10(b) 등의 위반을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하였다. (이후 2002. 10. 약탈적 대출행위와 관련하여 정부와 4.84억 달러 규모의 합의가 있었는데, 이에 따라 집단소송기간이 2002. 10. 11으로 늘어나고 약탈적 대출과 관련한 불법행위가 청구원인으로 추가되었다.)

     

    1심법원에서의 손해배상책임 인정, 그리고 항소심의 재심 결정

     

    투자자 입장에서 소송은 순조롭게 흘러가는 듯 했다. 2004. 12월 집단소송 허가가 이루어졌고, 2005. 6월에는 감사인이었던 Arthur Andersen과 150만 달러에 합의가 이루어졌다. 몇 년에 걸친 증거수집이 끝나고 드디어 2009. 3. 30. 시작된 사실심리(trial)에서 6주간의 심의 후 배심원들은 소멸시효로 배제된 기간을 제외하고 2001. 3. 23.부터 2002. 10. 11. 간 투자자들에게 하우스홀드가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한다고 평결하였다.

     

    이에 하우스홀드는 배심원들의 평결에 오류가 존재한다는 이유로 줄기차게 재심(new-trial)을 요청했지만 모두 기각되었고, 수년 간에 걸친 구성원들의 권리신고 및 구성원별 손해액 집계가 마무리된 후, 드디어, 2013. 10. 17. 일리노이주 북부연방지방법원은 이자 9억 8,640만 달러를 포함하여 총 24억 6,290만 달러에 달하는 천문학적인 손해배상을 결정하였다.

     

    그러나, 항소심에서 1심법원의 판결에 제동이 걸렸다. 2015. 5. 21. 제7연방항소법원은 하우스홀드의 허위 공시 혐의 등에 대해서는 인정하면서도, 손해인과관계와 관련하여 1심법원의 판결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며, 당해 사건을 1심법원으로 되돌려 보낸 것이다. 구체적으로, 투자자 측 전문가였던 Fischel 교수2)가 손해액을 계산하는 과정에서 쟁점 허위공시 외 다른 특별한 요인으로 주가가 하락했을 가능성을 제대로 고려하지 않았다고 지적하였다. (Fischel 교수는 단지 관련 기간 동안 쟁점 허위 공시 내용 외 주가하락에 영향을 미칠만한 다른 중대한 정보를 발견하지 못하였다고만 하였으나, 항소법원은 이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보았다.)

     

    재심 직전 전격적 합의 및 이에 대한 평가

     

    결국, 항소심의 파기환송 및 재심 결정으로, 손해인과관계와 관련한 재심이 진행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재심에 대한 부담 때문이었는지 양측은 재심이 열리기 직전 전격적으로 합의하기로 결정하였다. 합의금은 1심법원에서 결정된 24억 6,290만 달러의 64% 수준인 15억 7,500만 달러. 14년간의 긴 소송에 마침표가 찍힌 순간이었다. (물론 아직 법원의 최종 인가가 남아있으나, 무난하게 인가될 것으로 예상되는 분위기이다.)

     

    하우스홀드의 허위공시 책임이 인정되는 등 배심원들로부터 승소취지의 평결을 받고, 1심 소송에서 승리하기까지 하였으면서도 합의에 이른 점이 투자자들로서는 충분히 아쉬워할 만한 상황 같아 보인다. 그런데, 만약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았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비록 다른 쟁점이 모두 해결되고, 손해인과관계에 관한 쟁점만 남았다고는 하지만 쟁점 허위 공시 외에 다른 주가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없었다는 점을 명확히 입증하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닐 뿐 아니라 이와 관련하여 뚜렷한 기준 조차 없는 상황이다. 게다가 재심 이후의 상고심까지 고려하면 수반되는 비용 및 최종 확정판결까지의 시간이 몇 년이 될는지 예단하기가 쉽지 않다. 이러한 점을 고려하면 투자자들로서는 비록 아쉬운 점이 없지 않지만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의 선택을 한 것으로 볼 수 있지 않을까?

     

    여하튼 이 사건은 소송 마무리까지 14년이나 걸린 점, 대부분 본안소송 전에 합의로 종결되는 증권집단소송 중 사실심리까지 가서 배심원들의 원고 평결(plaintiff verdict)을 이끌어 낸 점, 그리고 천문학적인 규모의 배상액 등 여러 가지 면에서 의미 있는 소송 중 하나라 할 것이다.

     

    【김성훈 회계사 shkim@yiri.co.kr 



     

    1) 1995년 PSLRA 도입 이후 4,300건의 증권집단소송이 제기되었는데, 이 중 사실심리(trial) 후 배심원 평결이 이루어진 사건은 15건에 불과함 (2015년 말 기준)

    2) 경제학의 효율적시장가설을 시장사기이론과 연결시킴으로써 시장사기이론이 미 연방대법원에서 인정받는데 상당한 역할을 하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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