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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투자자소송】 삼성물산 주식매수가격 상향결정, 인수합병거래에 관한 사법심사의 확대로 이어질까
    2016-06-09 5447

    서울고등법원, 지난 5월 30일 삼성물산 주식매수가격 상향결정

     

    “구 삼성물산은 공정거래법과 같은 법 시행령상 이건희가 지배하는 기업집단 내 회사이므로 이건희 등은 구 삼성물산(주)의 경영에 지배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지위에 있었고, 상대적으로 구 삼성물산㈜의 주가는 낮게, 제일모직(주)의 주가는 높게 형성되어야 이건희 등이 이 사건 합병으로 인하여 이익을 얻을 수 있었다고 추정된다. 위와 같은 이 사건 합병에 관한 특수한 사정이 이하 판단1)에서 고려되어야 한다”

     

    2016년 5월 30일 서울고등법원은 위와 같은 사정 등 이 사건 합병에 관한 이사회 결의 전일 무렵의 구 삼성물산(주) 시장주가를 기초로 하여 주식매수가격을 결정하는 것이 구 삼성물산(주)의 객관적 가치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여러 가지 사정을 토대로, 지난 2015년 구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에 반대하며 주식의 매수를 청구한 주주들의 주식매수가격을 66,602원으로 상향하는 결정을 내렸다. 이는 구 삼성물산이 당시 주주들에게 제시한 57,234원보다 약 16% 증가한 금액이다. 이 결정이 대법원에서 그대로 확정될 경우 삼성물산은 구 삼성물산 지분 2.11%(3,307,070주)을 보유했던 일성신약을 비롯한 신청인들에게 총 347억 원을 더 지급해야 한다.

     

    인수합병거래에 관한 기존의 소극적인 태도와는 다른 모습

     

    서울고등법원의 이번 결정은 기존에 법원이 보여 오던 태도와 사뭇 달라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인수합병이나 주식교환, 소수주식 강제매수 등 인수합병과 관련한 거래에 있어서 회사측이 정한 합병비율, 주식매수청구권 가액 등이 법령에 위반하지만 않는다면 이를 경영판단에 속하는 것으로 보아 설령 다소 부당한 점이 있다 하더라도 크게 문제삼지 않는 것이 사법부의 기존의 태도였기 때문이다. 주식매수청구가액을 결정하는 소송은 비송사건으로서 법원에게 재량권이 있었지만 법원은 마치 이를 보전처분사건인 양 취급하여 특별히 회사측의 결정에 현저한 부당성이 있는 경우에만 개입하는 태도를 보였다. 그런데 이번 결정에서 서울고등법원은 주식매수청구가액결정이 비송사건임을 강조하면서 사실인정이나 자료의 수집방법에 있어서 법원의 재량을 폭넓게 인정하는 태도를 보였다.

     

    이 사건 합병의 경우 이사회의 결의일은 2015년 5월 26일인데, 종래에는 자본시장법 시행령 제176조의 7을 유추하여 이 날을 기준으로 주식매수가격을 산출하여 왔다. 그러나 서울고등법원은 ① 제일모직이 2014년 12월 18일 상장되면서 시장에 합병설이 만연하게 되었고, ② 이후 구 삼성물산이 주가를 의도적으로 낮게 형성시킨 여러 정황이 보이며, ③ 그러한 주가 형성과 관련한 구 삼성물산 최대주주 국민연금공단의 납득하기 어려운 주식 매매행태 등을 종합하여, 합병으로 인한 영향을 최대한 배제할 수 있는 시점은 제일모직 상장일 전일인 2014년 12월 17일이라고 결정한 후 이 때를 기준으로 공정가격을 산정한 것이다.

     

    비송(非訟)사건인 주식매수가격결정사건이 취했어야 할 본래 모습을 회복한 것에 해당

     

    이번 결정은 비송사건절차법에 따라 진행되는 주식매수가격결정의 취지를 살린 바람직한 선회로 보인다.‘비송(非訟)사건’은 대립하는 당사자가 주장과 입증을 하고 법원이 그 범위 내에서만 판단한 후 일방의 손을 들어주는 의미의 ‘소송(訴訟)’과는 다른 성질을 가진다. 즉, 예를 들면 친권 행사방법의 결정처럼 소송 절차로 해결할 성질이 아닌 사안에서, 법원이 후견적 견지에서 정책적으로 개입하여 재량에 따라 적절히 판단함으로써 구체적 타당성을 도모 하는 것이다.

     

    이번 주식매수가격 결정사건 또한 비송사건이다(비송사건절차법 제72조). 따라서 법원은 사실발견을 위한 자료 수집의 방법과 범위를 자유롭게 정할 수 있으며, 이는 비송사건을 담당하는 재판부의 권능이자 책임이다. 그러나 그 동안 법원은 주식매수가격결정에 있어 이사회의 결의일 등 일률적인 잣대를 적용하고, 주가 판단에 있어 임시지위를 정하는 가처분 소송에 준할 정도의 고도의 부당성에 관한 증명을 당사자에게 요구하여 왔다. 그로 인해 기업 간 합병에서 소액주주는 자신이 보유한 주식에 대한 정당한 가격을 평가받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이번 결정이 갖는 의미와 전망

     

    이번 결정에서 서울고등법원은‘구체적인 근거를 토대로 한 언론사의 경제기사, 증권사의 분석 자료를 경험칙, 증거법칙, 다른 객관적인 정황 등과 종합하여’사실 인정의 기초로 삼았고 합병이 그룹 지배구조에 미치는 영향 등 특수한 사정도 고려하여 주식매수가격을 결정하였다. 이번 결정이 대법원에서 그대로 확정 될 경우 앞으로 기업의 인수합병거래에 큰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기업의 인수합병이나 주식교환 등의 거래에 있어 실질에 있어서 피해를 입었음에도 불구하고 별다른 문제제기를 하지 못하였던 소액주주들은 예전 보다 더 커진 협상력을 가질 수 있게 될 것이고, 합병비율의 산정, 주식매수가격의 결정 등 인수합병거래의 내용에 관하여 사법심사가 이루어지는 범위도 넓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비록 하급심의 선례이기는 하지만 이번 결정을 계기로 인수합병거래에 관한 사법심사의 범위가 확대될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남덕희 변호사 dhnam@hannurilaw.co.kr


    1) 필자주 : 공정한 주식매수가격 관한 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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