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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외투자자소송】 캘리포니아 연방지방법원, AMD사 관련 증권집단소송 허가결정 내려
    2016-04-01 4684

    컴퓨터 반도체 업계에서 인텔과 양대 산맥을 이루는 AMD사가 투자자들로부터 증권집단소송에 직면하게 되었다. 2014년 초 AMD사의 투자자들이 라노(Llano) 칩셋의 수요·공급과 관련하여 시장에 허위 정보를 제공하였다는 이유로 제기한 증권집단소송에 대하여 지난 3. 16. 캘리포니아 연방지방법원이 허가 결정을 내린 것이다.

     

    라노 칩셋과 관련한 AMD사의 허위 정보 발표

     

    PC의 중앙처리장치(CPU)나 메인보드 등에 들어가는 고성능 프로세서의 최강자인 인텔사와 더불어 컴퓨터 반도체 업계의 양대 산맥으로 견주어지는 AMD사는 2008년 들어 그 동안 별개의 칩(Chip)에 심어야 했던 CPU와 그래픽 처리 유닛(GPU)를 단일칩에 심을 수 있는 당시로서는 차세대 기술이라 할 만한 프로세서-‘라노’ 칩셋을 개발하였다고 발표하며 시장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 문제는 생산량이었는데, AMD사는 본래 2010년 4분기까지 시장에 출시할 예정이었던 라노 칩셋을 제조 파트너사의 사정으로 2011년 2분기로 연기하였다가, 2011년 4월 4일 증권사 애널리스트들과의 컨퍼런스 콜을 통해 라노 칩셋의 생산 공정 문제가 해결되었고 2분기 부터는 계획대로 생산이 될 것이고 고객사와 아주 끈끈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발표하였다.

     

    그러나, 원고들의 주장에 따르면, AMD사의 발표는 사실과 전혀 달랐는데, 당시 라노 칩셋의 생산 공정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었고 생산 차질로 고객사들에 충분한 물량을 공급하지 못하여 상당수 고객사들이 라노 칩셋의 부족으로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2011년이 다 끝나가는 시점에 이르러서도 라노 칩셋의 생산 공정 문제는 완전히 해결되지 못하였고, 라노 칩셋을 뛰어넘는 기술을 탑재한 타 제품들의 출현과 더불어 라노 칩셋의 수요는 줄어들기 시작하였다. 기술의 발전과 더불어 라노 칩셋의 가치는 현격히 떨어졌고, AMD사는 2012년 3분기말 라노 칩셋의 재고를 감액손실 처리하며 1억 달러의 손실을 인식할 수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AMD사는 2012년 7월까지도 발표를 통해 라노 칩셋의 생산 차질로 인해 매출 예정액의 감소가 예상된다고 인정하면서도 여전히 라노 칩셋이 시장에서의 높은 수요를 누리고 있다는 식의 허위 정보를 지속적으로 발표하였다.

     

    결국, 2012년 3월 중순 8.2달러까지 올라갔던 AMD사의 주가는 재고자산 감액손실이 시장에 알려진 2012년 10월 18일 2달러 극초반대로 폭락하여 75% 상당의 손실율을 보였고, 투자자들은 1934년 증권법 10(b) 및 Rule 10b-5에 의거하여 소송을 제기하기에 이르렀다.

     

    증권집단소송에서 거래인과관계의 입증 문제

     

    증권소송에 있어 원고는 피고가 중요한 사실에 대해 허위표시 또는 누락을 하였고 원고는 이를 신뢰하여 거래하였다는 ‘거래인과관계’를 입증하여야 한다. 그런데, 이러한 거래인과관계 입증 문제는 본질적으로 ‘개별적인’ 요소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공통성(commonality) 및 압도성(predominance)을 요건으로 하는 집단소송에 있어 큰 걸림돌로 작용하게 된다(집단소송의 필요요건으로서 공통성은 집단에 공통되는 법률상 내지 사실상 쟁점이 있어야 한다는 의미이고 압도성은 그러한 공통 쟁점이 개개의 구성원에게만 영향을 주는 문제를 압도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AMD사의 항변과 이를 배척한 캘리포니아 연방지방법원

     

    AMD사는 원고들이 허위라고 주장하는 내용이 발표된 대부분의 시점 전후 대비 AMD사의 주가에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움직임이 없었다는 전문가 의견을 바탕으로 원고들이 ‘집단으로’ 당해 정보를 신뢰하고 투자하였다는 점을 입증할 수 없고, 따라서 ‘압도성’ 요건이 충족되지 않았기 때문에 본 사안은 집단소송으로 다룰 것이 아니라 개별소송으로 다뤄져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그러나, 캘리포니아 연방지방법원의 Rogers 판사는 허위 내용 발표 당시 주가에 유의미한 변화가 없었다는 점만으로는 허위 내용이 주가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는 결론이 자동적으로 도출될 수 없고, 진실이 조금씩 공개된 시점마다 주가가 하락한 점을 고려하면 시장사기이론(Fraud-on-the-market-theory)에 기반한 ‘압도성’ 요건이 충족되었다고 볼 수 있다고 설시하며 AMD사의 주장을 배척하고, 투자자들의 손을 들어 주었다.

     

    또한, 본 소송허가 신청과는 별 건으로 증거개시제도가 진행되고 있는데, 법원은 2011년 3월부터 2012년 10월까지의 기간에 걸쳐 생산된 330,000건이 넘는 막대한 양의 관련 문서를 이미 제공하였고 그 부담이 상당하다는 이유로 더 이상의 문서 제공이 불필요하다는 AMD사의 주장 역시 배척하면서, 제공되는 증거가 사건 심리에 소용이 된다면 피고의 부담이 상대적으로 크다고 하더라도 이를 배제할 수 없다고 설시하며 라노 칩셋의 생산 주기를 고려하여 그 보다 훨씬 전인 2010년 4월부터 2012년 12월말까지 생산된 모든 ‘관련’ 문서를 원고들에게 제공할 것을 명하면서 AMD사의 얼굴을 더욱 어둡게 하였다. (증거법상 ‘관련성’은 상당히 폭넓게 해석되는데 법원은 특정 문서가 증거력이 있는 문서의 발견으로 이끌 수 있다는 점이 합리적으로 소명되기만 하면 이를 곧 관련성이 있는 문서로 인정하게 되어 피고측의 부담이 굉장히 커지게 된다). 향후 이 소송이 어떻게 진행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김성훈 회계사 shkim@yir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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