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손해액 20%만 인정한 원심 파기한데 이어, 파기환송심서 책임비율 60% 확정

기업의 분식회계로 인하여 손해를 입은 주식투자자들에 대하여 과실상계를 이유로 기업의 배상책임을 대폭 제한한 것은 위법하다는 대법원 입장에 따라 투자자들에 대한 손해배상책임 비율이 20%에서 60%로 상향되는 판결이 나왔다.

 

토자이홀딩스(현 프로디젠)의 분식회계로 인해 손해를 입은 투자자들은 지난 2011년, 토자이홀딩스와 그 임원, 외부감사인인 삼영회계법인을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하였다. 3년여에 걸친 소송을 통해 분식회계 사실이 밝혀졌음에도 불구하고 2심 법원은 원고들에게 손해액의 20%만을 배상하라고 판결하였다. “토자이홀딩스의 매출액 또는 손익구조가 30%이상 변동되었음이 이미 공시되었으므로 투자자들은 토자이홀딩스의 주가하락에 대한 위험을 예상할 수 있었고, 토자이홀딩스의 악화된 재무상태가 주가에 반영되어 있었을 것”이라는 게 그 이유였다. 이로 인해 토자이홀딩스의 투자자들은 기업의 분식회계 사실을 모두 입증하고서도 배상액을 대폭 감액당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2015. 5. 대법원은 기업의 책임을 80%나 감액하여 준 원심 판결이 부당하다고 하여 투자자들의 손을 들어주었다. “투자자들이 기업의 주가하락 위험을 예상할 수 있었으리라는 사정은 과실상계의 사유로 삼을 수 없다”는 기존 분식회계 사건에서의 대법원 입장을 재확인한 것이다. 이어 2015. 9. 파기환송심은 토자이홀딩스 측에 손해액의 60%를 배상하라는 판결을 내렸고 위 판결은 2015. 10. 확정되었다(다만 회계법인의 책임은 손해액의 20%만 인정되었다).

 

기업의 불법행위에 대하여 징벌적 손해배상이 인정되는 영미와 달리 우리 법원은 과실상계를 통해 투자자들의 실손해액에 대한 책임마저 크게 제한하고 있다. 이는 불법행위를 저지른 기업이 아니라 오히려 투자자들을 징벌하는 결과를 낳게 되는데, 이에 대하여 “무분별한 과실상계는 가해자만을 보호하고 피해자들의 피해는 간과하는 경향을 불러오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가해자들에 의한 가해행위를 반복하게 할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 계속되어 왔다.

 

우리나라에서 기업의 분식회계 책임 및 과실상계 문제가 본격적으로 다루어진 선도적인 사례는 대우전자 분식회계 사건(2006다16758호 사건)을 꼽을 수 있다. 당시 첨예한 논쟁 끝에 대법원은 “기업의 분식회계로 인하여 주식투자자가 입은 손해의 배상을 구하는 사건에서, 기업의 자금사정이나 재무상태에 문제가 있다는 점이 알려진 회사의 주식을 취득하였다는 사정은 투자자의 과실이라고 할 수 없다”고 하여 손해액의 30%를 배상하도록 명한 원심판결을 파기하였고 투자자들은 손해액의 60%를 배상받을 수 있었다.

 

이번 토자이홀딩스 사건은 기업의 분식회계라는 고의적인 기망행위에 대하여 무분별한 과실상계로 투자자에게 손해를 전가시켜서는 안 된다는 원칙이 다시 한 번 확인된 사건으로, 향후 이와 유사한 분식회계에 따른 손해배상청구 사건에서도 이와 같은 과실상계의 기준이 적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정은 변호사 jekim@hannurilaw.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