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알림 및 자료
    Home > 알림 및 자료 > 투자소송모니터

    투자자소송모니터

    법무법인 한누리의 주요 업무분야입니다.

    【이슈&분석】 HP, 오토노미(AUTONOMY) 고가인수로 투자자들에 1억달러 배상 합의
    2015-07-28 5316

    지난 6. 9.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HP가 오토노미 고가 인수에 따른 증권집단소송을 끝내기 위해 원고 대표인 PGGM 버모겐스비히어(Vermogensbeheer)를 포함한 주주들에게 1억 달러를 배상하기로 합의하였다고 한다. 이로써 지난 3월 기업지배구조 개편을 조건으로 합의한 주주대표소송에 이어 집단소송까지 합의에 성공하면서 HP는 오토노미 고가 인수로 인한 주주들과의 갈등을 일단락 맺게 되었다.


    그러나, 인수 후 불과 1년여가 지난 2012. 11. 20. HP는 컨퍼런스 콜을 통해 4분기 실적발표를 하면서 오토노미의 가치가 인수 당시보다 85% 감소하였으며, 이 중 50억불 이상이 오토노미 경영진에 의해 자행된 분식회계에 기인한다고 고백하였고, 이러한 대규모 상각이 주주들의 피해로 이어지자 주주들은 HP의 경영진을 상대로 주주대표소송을 제기하는 한편 HP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증권집단소송을 제기하였던 것이다.


    사실 오토노미 인수는 인수 발표 당시부터 고가 논란이 끊이지 않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HP는 오토노미가 2010년 80% 이상의 높은 매출총이익률 및 40% 이상의 영업이익률을 시현하였을 만큼 아주 뛰어난 수익창출력을 가지고 있고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소프트웨어 업체라고 추켜세우며 인수를 강행하였고, 특히 실사를 함에 있어 극도로 엄격하고 매우 높은 수준의 실사 과정(extremely high and very professional due diligence process)을 거쳤으며 오토노미의 가치를 평가함에 있어 아주 보수적이고 엄격한 평가방법(very conservative and rigorous process)을 적용하였다고 발표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집단소송 소장에 의하면, 실제 HP는 조속한 인수를 위하여 실사 회계법인(KPMG)으로 하여금 오토노미의 감사인인 Deloitte의 감사 내용만을 검토하는 제한적 실사(limited engagement)만을 의뢰하였고, 결국 KPMG는 오토노미에 대해 실제 독자적인 실사를 수행한 것이 아니라 Deloitte의 감사를 검토하는 제한적 실사만을 수행한 후 실사 보고서를 발행하였다고 한다. 심지어, 소송에서 현출된 자료에 의하면 2011. 10. 3. 인수가 완료되기 직전 고가 인수임을 인식하고 HP가 오토노미에 인수 계약을 철회하려고 하였으나 여의치 않아 할 수 없이 인수를 완료하였다는 사실이 밝혀지기도 하였다. 인수 후에도 HP는 과거 오토노미가 시현한 이익의 상당부분이 잘못된 회계정책을 적용함에 따라 발생한 이익으로서 향후 이익 규모가 현저히 감소하게 될 것이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이러한 사실에 대해서는 전혀 알리지 않고 이를 최대한 조용히 처리하기 위해 회계조정 및 인수합병 비용에 따른 영향으로 치부하는 등 2012. 11월 컨퍼런스 콜까지 철저하게 인수로 인한 손실을 숨긴 정황이 드러났다.


    그러다가 그 손실 규모가 너무 늘어나 더 이상 숨길 수 없는 상황에 다다르자 결국 오토노미를 너무 고가에 인수하였다는 사실을 인정하게 되었는데, 오토노미의 인수를 발표한 이후부터 오토노미의 대규모 가치 상각 사실이 공시된 시점까지 유통시장에서 HP의 주식을 취득한 주주들은 증권거래법 Section 20(a), Section 10(b) 및 Rule 10b-5 위반 등을 들어 증권집단소송을 제기하였고, 소송 제기 2년 6개월여만에 합의에 이르게 된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최근 포스코가 지난 2010년 부도위기에 몰렸던 성진지오텍(현 포스코플랜텍)을 인수하면서 당시 최대주주의 지분을 업계 평가액보다 2배 가량 높은 1,590억원에 사들여 고가 인수 논란이 불거진 바 있다. 당시 성진지오텍은 키코(KIKO) 상품 손실로 상당한 손실을안고 있어 감사를 맡고 있던 안진회계법인이 기업 존속능력에 의문을 표시하기 까지 하였음에도 인수를 강행하였고, 결국 최근 워크아웃에 들어가 포스코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당시 포스코의 사내·외 이사들이 자본금의 30%를 상회하는 중요한 거래를 재정및운영위원회의 사전심의도 거치지 않고 심의 하루 만에 이사회를 통해 인수를 의결하는 등 제대로 된 검증이 존재하지 않았다는 정황이 드러나고 있는데 분식회계가 의심되는 오토노미를 제대로 된 실사도 하지 않고 급하게 인수한 HP와 상당히 유사한 면이 있다. 검찰조사결과에 따라 포스코의 성진지오텍 인수에 관여한 이사들에 대하여 소송이 제기될 개연성이 상당한데 그렇게 된다면 주주들과의 소송으로 홍역을 앓은 HP의 전철을 밟게 될 것으로 보인다.


    【김성훈 회계사 shkim@yiri.co.kr】​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