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진의 담합행위가 적발되면 회사는 많은 과징금을 부과 받게 되므로, 이는 결국 회사의 손해로 귀결된다. 하지만 아직 국내에서는 이를 이사가 회사에 끼친 손해로 보고 주주대표소송이 제기된 사례는 많지 않다. 하지만 경영진의 담합행위는 명백한 위법행위이고, 국내 기업의 담합행위가 국내외에서 적발되어 부과 받는 과징금, 담합으로 인한 소비자 피해배상액, 소송에 따른 변호사 비용 지불 등 담합에 의하여 회사의 손해가 발생하기 때문에, 회사가 경영진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하지 않는다면 이는 주주가 회사를 대신하여 경영진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주주대표소송을 통해 회사의 손해를 배상받을 수 있는 사안에 해당한다. 미국에서는 담합을 이유로 한 주주대표소송이 제기되어 회사의 손해를 되찾은 사례가 다수 존재하므로, 이하에서는 미국에서의 담합을 이유로 한 주주대표소송 사례를 소개하고자 한다.

 

미국에서 담합을 이유로 한 주주대표소송 사례

 

① 애플은 여러 출판사들과 애플의 iBook 어플리케이션에서 판매하는 전자책(e-book) 가격을 담합한 것이 적발되어 4억 5천만 달러 민사 과징금을 납부하게 되었다. 이에 애플의 주주들은 이사들이 선관주의의무를 위반하고 회사에 손해를 끼쳤다며 주주대표소송을 제기하였다. 결국 위 소송은 배상금 지급 대신 2018년 애플이 공정거래 준법 감시 프로그램을 채택하기로 합의하며 종결되었다.

 

② Archer-Daniels-Midland Co.는 식품첨가물제조회사인데, 식품첨가제품의 가격을 담합한 것이 적발되어 1억 달러의 벌금을 부과 받았다. 이에 주주들은 회사의 이사들이 담합행위에 가담하여 선관주의의무를 위반하고 회사에 손해를 끼쳤다며 주주대표소송을 제기하였다. 위 소송은 1996년 이사들이 회사에 배상금 약 800만 달러를 지급하고, 중립적인 사외이사를 선임하는 등 감독체계를 강화하기로 합의하며 종결되었다.

 

③ 증권회사인 AIG는 보험을 소개해주는 업체인 Marsh & McLennan에게 대가를 주며 Marsh & McLennan의 협력업체와 보험계약을 체결하였고, Marsh & McLennan과 AIG는 ACE 보험사와 공모하여 Marsh & McLennan이 주관하는 보험계약 입찰에서 내정된 보험사가 이길 수 있도록 하는 등 회계부정과 보험입찰 담합에 가담하였다. 이것이 적발되어 AIG는 3억 7천5백만 달러 벌금 및 손해배상금을 지급하게 되었고, AIG의 주주들은 AIG 대표이사와 이사들이 부정행위를 하여 회사에 손해를 끼쳤다며 주주대표소송을 두 차례 제기하였다. 1차 소송은 2008년 이사들이 회사에 1억 1천5백만 불을 지급하기로 합의하면서 종결되었고, 2차 소송은 2010년 이사들이 회사에 9천만 불을 지급하기로 합의하면서 종결되었다.

 

④ 근래에는 약품 가격 담합으로 인한 주주대표소송이 활발히 제기되고 있다. 2019년 의약품 유통회사인 McKesson Corporation의 주주들은 위 회사의 이사들이 10개 이상의 의약 회사와 제너릭 의약품 가격을 담합하여 회사에 손해를 끼쳤다며 주주대표소송을 제기하였고, 제너릭 의약품 제조회사인 Lannett Company Inc.의 주주들은 위 회사의 이사들이 의약품 5품목에 대하여 가격 담합을 하여 미국 법무부가 수사를 하는 등으로 인해 주가가 급락하는 등 회사에 손해를 끼쳤다며 주주대표소송을 제기하였다.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는?

 

미국의 사례에서 보듯이 이사들이 담합으로 인하여 회사에 손해를 끼친 행위는 분명 위법행위에 해당하고 이사들은 회사의 손해에 책임을 져야 하는 것임을 알 수 있다. 이런 경우 회사가 이사들에 대해 손해배상을 청구하지 않는다면, 주주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서 주주대표소송을 통해 회사의 손해를 배상받아 회사의 가치 증대에 기여하고 주식가치 또한 늘리는 유익을 얻을 수 있다. 더욱이 미국의 주주대표소송 합의안에는 금전적 배상 뿐 아니라 감독기구의 강화, 지배구조 개편, 배상금이 사용될 용도 등을 정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회사의 경영투명성과 책임경영 증진에도 기여하는 바가 크다. 앞으로 국내에서도 담합으로 인한 주주대표소송이 활발히 제기되어 공정한 경쟁, 건실한 기업 발전, 투자자 보호에 기여하기를 바란다.

 

【김서영 변호사 sykim0820@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