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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외투자자소송】 미국에서의 아이폰관련 집단소송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II
    2019-10-31 1867

    미국에서 애플이 배터리 성능이 저하된 구형 아이폰을 고의적으로 느리게 만들었고 이를 사용자에게 알리지 않았다는 내용으로 제기된 집단소송은 국내에서 제기된 아이폰 성능저하 업데이트 소송과 비슷한 쟁점을 다루고 있다. 국내 소송에서 원고들이 주장한 손괴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는 미국 소송의 아이폰에 대한 재물손상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와 쟁점이 같고, 국내 소송에서의 정보통신망법 위반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는 미국 소송의 컴퓨터시스템보호에 관한 연방법 위반 및 컴퓨터시스템보호에 관한 캘리포니아법 위반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와 거의 동일하다. 


    미국 소송에서 피고 애플은 원고들의 청구가 부당하다며 재판을 종결하기 위한 소기각신청(Motion to Dismiss)을 두 차례 하였는데, 법원은 2018. 10. 1. 및 2019. 4. 22. 위 애플의 신청을 기각하는 결정을 내리면서 원고들의 재물손상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 컴퓨터시스템보호에 관한 연방법 위반 및 컴퓨터시스템보호에 관한 캘리포니아법 위반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의 정당성을 인정하였다. 위 결정들로 인해 본격적인 디스커버리 (증거개시) 절차가 진행되어, 미국 소송의 원고들은 실체적 진실 발견을 통한 효과적인 증명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지난 2019. 3. 6.자 투자자소송모니터 ‘미국에서의 아이폰관련 집단소송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에 이어 최근 미국에서의 아이폰관련 집단소송의 디스커버리 절차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살펴본다. 

    순조롭게 진행되는 미국 아이폰소송의 디스커버리 절차 

    디스커버리 절차는 정식재판이 개시되기 전에 당사자가 가진 증거와 서류를 상호 공개하여 쟁점을 정리하는 절차인데, 크게 문서 제공(Production of documents), 사전심문(Deposition), 질의응답서 교환(Interrogatories), 제3자에 대한 문서제출 요청(Document Subpoena) 등의 방법들이 활용된다. 미국 아이폰 소송에서도 위의 모든 방법이 동원되고 있다. 

    먼저, 원고들과 애플 모두 상대방이 요청하는 소송과 관련된 내용이 담긴 문서들을 제공하고 있는데, 이미 애플은 총 25차례에 걸쳐 760만장 이상의 문서를 원고들에게 공개하였다. 위 문서에는 소송을 직접 제기한 원고들 및 원고들이 소유하는 특정 기기들에 관한 애플 내부 문서, 미국 및 중국 규제당국의 질의에 대한 회신 문서들이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 또한 애플은 전·현직 직원들을 망라하여 관련 정보를 가지고 있을 법한 사람들의 명단, 애플에서의 직위, 고용 일자, 직무 내용을 원고들에게 알려주었고, 이에 원고들은 법원에 애플의 특정 직원들이 보관하고 있는 문서의 보존을 신청하였는데, 디스커버리 전담 법관(Special Discovery Master)은 이를 일부 받아들여 애플에게 특정 직원과 연관이 있는 문서를 보존할 것을 명령하였다. 

    또한 사전심문으로 원고들은 2019. 7.경부터 애플의 전·현직 직원 10명에 대한 사전심문을 시작하여 현재도 심문이 진행 중이다. 애플과 원고들은 모두 합해 총 19차례의 사전심문을 진행하였다. 디스커버리 절차의 사전심문은 판사가 부재하는 가운데 진행되기 때문에 참여자들이 증거능력 등을 문제 삼아 진술을 막을 수 없다. 때문에 비교적 자유로운 형식으로 광범위한 정보를 얻을 수 있고, 필요한 경우 한 사람에 대하여 여러 차례 심문이 가능하다. 

    질의응답서 교환 방법은 상호 질의사항을 주고받은 뒤 그에 대한 답변을 적어주는 것인데, 원고들이 애플에게 제출한 질의사항에 대하여 애플은 직접 답변을 하였고, 그 답변의 내용을 꾸준히 업데이트하고 있다. 

    더불어 제3자에게 사실조회를 신청하거나 문서 제출 요청을 하며 소송에 필요한 증거들을 수집하고 있는데, 총 21차례의 사실조회 신청 내지 문서제출 요청이 있었고, 제3자로부터 관련 문서들을 제공받는 등 정보를 얻기 위한 다방면의 노력이 이루어지고 있다. 

    우리에게 시사하는 점

    디스커버리 절차는 애플과 같은 거대 기업에게 모든 증거자료가 편중된 집단소송에서 사실에 근거한 공정한 재판을 하는데 큰 기여를 한다. 특히 아이폰 소송은 아이폰의 기술적인 정보를 알아야 판단을 할 수 있는 재판이기 때문에 애플의 증거 제공은 소비자들인 원고가 소송을 성공적으로 이끄는데 긴요하다. 미국에서의 디스커버리 절차가 이처럼 실효성이 있는 이유는 이에 불응하는 상대방에 대하여 당사자가 제재신청(Motion to Sanction)을 할 수 있고 법원은 문서 제공 등의 의무를 이행할 때까지 이행강제금 부과, 유리한 증거 채택 거부 등 다양한 제재를 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 소송에서는 상대방이 가지고 있는 문서를 제공받는 방법으로, 당사자가 법원에 상대방으로 하여금 문서를 제출하도록 명령을 내려달라고 신청하는 문서제출명령제도가 있다. 그러나 법원의 문서제출명령을 받은 상대방이 이에 불응하여 해당 문서를 제출하지 않더라도 법원은 그 문서에 의하여 증명할 사실이 직접 증명되었다고 보지 않고 단지 문서의 성질 및 내용에 관한 주장을 진실한 것으로 인정할 뿐이어서 사실상 문서제출명령에 불응하는 상대방에게 큰 불이익이 없다. 

    현재 국내에서 이루어지는 아이폰 관련 소송에서는 아직 애플 측으로부터 관련 문서의 제출은 물론 문서목록의 제출조차 진행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이는 국내에 증거개시절차가 도입되어 있지 않은 제도적인 문제와 업무부담이 과중한 집단적 분쟁의 신속한 처리에 법원이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는 실무경향에 기인한 바가 크다. 우리나라에서도 증거편재현상을 시정할 수 있는 디스커버리 제도가 도입되고 집단소송을 전담하는 재판부가 신설되는 등 법원이 집단분쟁의 효율적 해결에 좀 더 신경쓴다면 다국적 기업을 상대로 한 소송에 있어서 우리나라 소비자들이 상대적으로 불이익을 받는 현상은 많이 해소될 것이다.

    【김서영 변호사 sykim082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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