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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법·제도동향】 법무부가 추진하는 집단소송법 개정안에는 어떤 내용이 담겨 있나?
    2018-11-20 3096

    법무부는 지난 9월 21일 집단소송 대상 분야를 대폭 확대하는 것을 골자로 담은 ‘증권 관련 집단소송법 개정안’을 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을 통해 발의했다고 밝혔다. 법무부가 김종민 의원을 통해 제출한 집단소송법 개정안 (이하 ‘개정안’이라 한다)은 어떤 내용을 담고 있는지 살펴본다.

    집단소송의 대상이 되는 증권관련 피해사건은 제한적으로 확대

    종전 증권관련집단소송법은 증권관련 집단적 피해사건 중에서도 시세조종 등 몇 가지의 증시 불공정거래행위에 따른 손해배상청구로 대상을 한정하였는데 개정안은 증권관련 집단적 피해사건 중 집합투자기구(펀드)관련 불건전영업행위, 공개매수신고서, 주요사항보고서 거짓기재행위에 따른 피해사건도 추가로 포함하도록 하였다. 특히 ‘증권’에 국한하지 않고 파생상품을 포함한 금융투자상품 일반에 대하여 적용되도록 함으로써 파생상품관련 불공정거래행위가 집단소송의 대상이 된 것에 상당한 의미가 있다고 평가된다.

    소비자피해, 독과점 사건에는 제한적으로 적용

    개정안은 제조물책임법에 따른 손해배상청구를 새로이 집단소송의 대상으로 규정하였다. 그러나 제조물책임은 제조물의 결함으로 생명·신체 또는 다른 재산에 손해를 입힌 경우에 한정되는 것이고, 제조물 자체의 가치하락에 따른 손해는 제외되므로 일반 불법행위책임이나 계약상 책임을 묻는 대부분의 소비자 소송사건에는 여전히 집단소송이 불가하다는 문제가 있다. 다만 표시·광고 공정화에 관한 법률에 따른 손해배상청구가 대상에 포함되었으므로 허위 또는 부당한 비교광고에 의한 소비자 피해사건에 대해서는 집단소송의 제기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독과점 분야에서는 담합 (부당한 공동행위), 재판매가격유지행위에 따른 손해배상청구가 새로이 포함되었지만 시장지배적 지위남용이나 불공정거래행위는 여전히 포함되지 않았다. 

    정보유출, 식품안전 피해에는 상당히 포괄적으로 적용될 듯 

    또한 이번 개정안은 개인정보나 개인신용정보, 개인위치정보 유출로 인한 피해사건을 집단소송의 대상으로 명시하였다. 개인정보 보호법 등 3가지의 법에 명시된 개인정보 등의 분실, 도난, 유출, 위조, 변조 또는 훼손에 따른 손해배상청구가 포함되는데 이러한 피해사건의 범위가 매우 넓고 이런 피해는 통상 집단적 피해양상을 띄므로 상당한 파급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이번 개정안은 식품위생법 및 건강기능 식품법 관련 피해사건까지 확대하였는데 ‘식품 등을 제조·가공·조리·수입하여 발생한 피해’라는 식으로  매우 포괄적으로 정의되어 있으므로 상당히 범위가 넓은 편이고 따라서 상당한 파급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결국 이번 개정안은 적용 대상 측면에서는 종전 대상인 증권관련 사건의 범위를 제한적으로 확대하고, 새로운 영역인 독과점 및 소비자 피해사건도 제한적으로 포함시킨 반면, 개인정보유출사건이나 식품이나 건강식품관련 피해사건은 상당히 포괄적으로 포함시킨 안으로 평가할 수 있다.

    기존 입법적 결함들의 시정

    종전 증권관련집단소송법은 법 제정 직전에 ‘남소방지’라는 미명하에 충분한 논의를 거치지 아니한 채 합리성과 명확성이 결여된 몇 가지 장애요소들 (예컨대, 피고들이 복수이고 관할이 다를 경우 각각 소송을 제기하도록 한 것이나 원고 변호사에게만 소송대리 건수를 제한한 것, 증권의 발행회사를 반드시 피고로 포함하도록 규정한 조항 등)을 두었으며 이 때문에 법원이 법리판단에 상당한 곤란을 겪었다. 이번 개정안은 이런 기존 입법적 결함을 대부분 시정한 것으로 평가될 수 있다. 다만 이러한 입법적 결함들은 이미 판례를 통해서 대부분 해결되었으므로 이러한 결함 시정이 곧 집단소송의 활성화로 이어진다고는 말할 수 없다. 

    집단소송 활성화를 위한 제도 개선은 미흡

    증권관련집단소송제가 도입된지 벌써 만 13년이 넘었음에도 불과 11건 정도의 소송만 제기된 이유는 i) 기업의 불법행위를 입증할 증거가 상대방인 기업에 독점되어 있어 승소가 불확실한 반면 ii) 원고 측이 지출해야 할 소송비용은 많고, iii) 소송허가절차 등으로 인해 시간이 많이 걸리며, iv) 직업법관으로 구성된 재판부는 통상 거액배상에 인색하며, v) 장기간의 소송 끝에 이기더라도 제대로 돈을 받아낼 수 있을지 불확실하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이 중 가장 결정적인 이유는 설령 피해자들의 주장이 진실과 부합한다고 하더라도 증거가 상대 기업에 있어 피해자들의 주장을 입증할 수 없어 승소가 불확실하고 오히려 패소위험이 큰 것을 들 수 있는데 이번 개정안은 이러한 문제점에 관련 제도개선은 미흡한 것으로 평가된다. 1996년에 마련된 법무부의 ‘집단소송법 시안’에도 주장·답변의 특칙, 석명 등의 특칙, 당사자 신문의 특칙, 직권 증거조사 등의 특칙, 문서제출명령의 특칙, 검증·감정의 특칙, 증거보전의 특칙 등이 규정되었는데 이러한 특칙들은 이번 개정안에도 포함되지 않았다. 결국 이번 개정안은 집단소송의 대상은 크게 확대되었지만 여전히 유명무실한 집단소송제를 확대하였을 뿐이라는 비판을 면하기 어려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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