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알림 및 자료
    Home > 알림 및 자료 > 투자소송모니터

    투자자소송모니터

    법무법인 한누리의 주요 업무분야입니다.

    【법제도동향】 문재인 정부의 정책이 투자자소송에 미치는 영향 -공약대로 이행된다면 투자자소송과 주주대표소송의 활성화를 통해 투자자권익증진과 기업지배구조개선에 기여할 것-
    2017-05-15 4750

    문재인 정부의 출범

     

    2017. 5. 10. 08:00 문재인 대통령이 대한민국 제19대 대통령으로 공식 취임하였다. 문재인 대통령 시대를 맞아 향후 자본시장에도 여러 변화와 개혁이 있을 전망인데, 지난 달 공개된 대선공약집 중 경제민주화 관련 정책들이 그 가늠쇠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하에서는 문재인 대통령의 경제민주화 공약을 바탕으로 새 정부 출범에 따라 자본시장에 예상되는 변화를 투자자소송과 주주소송을 중심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시세조종 등 자본시장법상 손해배상소송의 소멸시효 기간 확대

     

    현행 자본시장법상 시세조종 등 불공정거래행위의 경우 청구권자가 그 위반한 행위가 있었던 사실을 안 때로부터 1년, 그 행위가 있었던 때부터 3년 내에 소송을 제기하지 않으면 손해배상청구권이 시효로 소멸한다(자본시장법 제177조 제2항 등 참조). 문제는 이 같은 시효기간이 너무 짧다는 것이다. 주가조작(시세조종)이나 내부자거래(미공개정보이용) 등은 대부분 치밀하고 은밀하게 이루어지는 특성상 뒤늦게 적발되기 일쑤여서 투자자들로써는 금융감독기관이나 수사기관의 조사·수사결과가 발표된 후에야 비로소 손해배상청구가 가능한 형편이다. 하지만 조사·수사 자체도 오랜 시간이 소요되기에 투자자들이 그 결과를 알게 된 때에는 이미 시효가 지나 자본시장법상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물론 자본시장법상 시효 기간을 경과하더라도 민법상 불법행위 손해배상 청구는 가능할 수 있겠지만 이 경우 다수 투자자의 소액 피해에 관한 효율적 구제수단인 증권관련 집단소송법은 적용될 수 없고 손해액 추정조항이 적용되지 아니하여 구제의 실효성 측면에서 큰 차이가 있다. 이러한 점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시세조종 등 손해배상소송 소멸시효 확대’ 공약이 주목된다. 최근 언론보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불공정거래의 대표행위인 시세조종을 내세워 공약상 ‘시세조종 등’이라고 표현했지만 내용적으로는 불공정거래행위 전체를 아우르는 의미로 이해하고 있다고 한다. 비록 공약에 소멸시효 기간이 명시되어 있지는 않지만 미국(각각 2년, 5년), 일본(각각 3년, 7년) 등 경우에 비추어 소멸시효 기간이 확대된다면 보다 많은 투자자의 실질적 구제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증권선물위원회 제재의결서의 공개와 정부차원에서의 집단소송 지원확대

     

    한편, 대선공약집에는 ‘증권선물위원회 제재의결서 공개 등 내부통제시스템 구축’도 명시되어 있다. 시장 교란 행위 판단을 의도적으로 지연시키는 등의 외압을 방지하기 위해 증권선물위원회 제재의결서를 공개하기로 한 것이다. 지난 4월부터 공정거래위원회가 무혐의 사건 등 모든 의결서를 공개하고 있는 것과 달리 현재 증권선물위원회는 과징금 부과가 결정된 시장질서 교란 사건에 한하여 제재의결서를 작성·공개하고 있는데, 제재의결서 공개가 확대되면 심사과정의 투명성을 높이는 동시에 투자자들이 수사결과가 발표되기 전 피해사실을 조기에 구체적으로 확인하는 것이 가능하게 되어 손해배상소송에도 상당한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대선공약에는 정부차원에서의 집단소송 지원확대도 언급되어 있다. 현재는 투자자들이 소송을 제기한 후 법원을 통해 문서송부촉탁이나 문서제출명령 (금융거래정보제출명령)을 하더라도 감독기관이 금융실명법 등을 들어 이를 거부하고 있는 현실인데 관련 법령이나 실무지침의 변화를 통해 감독기관이 법원의 촉탁이나 제출명령에 응할 경우 투자자소송의 활성화가 도모될 것으로 기대된다.

     

    대표소송제도의 개선과 다중대표소송제의 도입

     

    최근 현대증권 소액주주들이 현대증권의 이사들을 상대로 제기한 주주대표소송에서 1심 법원은 원고들이 포괄적 주식교환에 따라 현대증권 주주로서의 지위를 상실하고 모회사인 KB금융지주 주주가 되었으므로 주주대표소송의 원고 적격을 상실하여 원고들이 제기한 대표소송은 부적법하다는 이유로 소 각하 판결을 내린 바 있다(서울남부지방법원 2016가합108381호). 하지만 문재인 대통령이 공약한 대표소송제도 개선(주주가 대표소송 제기 후 주식의 포괄적교환 등으로 주주의 자격을 상실한 경우에도 대표소송의 효력 인정), 다중대표소송제 및 다중장부열람권(일정 비율 이상의 주식을 보유한 모회사 주주에게 자회사 등의 회계장부열람권 인정) 도입 등이 이루어진다면 위 현대증권의 사례와 같은 경우 자신들의 의사와 무관하게 주주로서의 지위를 상실한 투자자들은 기존 주주대표소송의 원고 적격을 유지하거나, 모회사의 주주로서 다중대표소송을 통해 자회사의 이사들에 대한 책임추궁을 할 수 있게 된다.

     

    집단소송제의 전면 확대

     

    투자자소송분야에는 이미 증권관련집단소송제가 도입되어 있는 상태이다. 하지만 2005. 1. 1.시행된 이래 증권관련집단소송법에 따른 소송의 제기건수는 9건에 불과한 등 활용이 저조한 상황이다. 여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수 있으나 자본시장법 위반행위 중에서도 특정 유형에 한하여 허용되어 있어 예컨대 펀드의 부당운용과 같은 전형적인 집단적 피해사례에는 적용이 안 되는 문제점, 민법상 불법행위청구를 병합하여 청구할 수 없는 문제점, 소송을 제기하는 원고 입장에서는 비용이 많이 드는 반면 입증실패에 따른 패소위험이 크다는 문제점 등이 거론된다. 집단소송제의 전면 확대는 기존 증권관련집단소송법의 문제점 개선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여 집단소송방식의 투자자소송 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금융소비자보호법의 제정과 금융소비자보호기구의 신설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기로 한 금융소비자보호법은 이미 정부안이 나와 있는 상태인데 이 법안에는 사후구제제도에 관한 몇 가지 장치들이 규정되어 있다. 손해배상책임과 관련하여 입증책임을 완화하거나 손해액을 추정하는 몇 가지 특칙, 대출계약의 철회권과 위법계약의 해지권, 계약서류 제공의무와 열람권 및 청취권, 분쟁조정제도관련 특칙 등이 그런 것들인데 피해를 입은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별로 실효성이 높지 않은 것들이 많아 알맹이가 빠진 느낌이다. 다만 투자자피해가 크게 야기되는 비제도권 금융기관들에 의한 피해에 대한 구제조치 등을 보완하고 금융분쟁조정결정의 편면적 구속력을 인정하는 등 제도를 보완하여 도입한다면 투자자보호의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이다. 금융소비자보호기구의 신설도 단순히 조직의 분리차원이 아니라 포괄적인 권한 부여로 이어진다면 금융소비자보호의 수준제고에 도움이 될 것이다.

     

    보완되어야 할 부분들 (증거개시제도의 도입, 전통적 계약법의 개정)

     

    투자자소송과 주주소송에서 진상이 제대로 규명되지 못하고 정의가 제대로 실현되지 못하는 이유 중 가장 이유는 증거가 피고측에 편재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행 민사소송법상 법원의 문서제출명령 불응에 대한 실효성 있는 제재가 없어 사실상 원고들이 입증에 실패할 위험이 크다는 것이다. 한국형 디스커버리제도 (증거개시제도)의 도입을 위한 논의가 있어왔으나 이에 관한 진전이 없는 상황에서 증거개시제도의 도입과 같은 제도개선이 공약에서 빠져 있는 것은 아쉬운 대목이다. 집단소송제도의 도입이나 징벌적 배상제도의 도입도 법정에서 증거가 현출되지 못하는 현 상황에서는 큰 효력을 내기 어렵다. 또한 대량생산, 대량소비 등 현대의 변화된 상황에 맞지 않는 전통적 민법 (재산법 편)에 대한 개정도 빠져 있다. 독일, 스위스 일본 등 선진국들은 19세기의 전통적인 법원리에 입각하여 제정된 민법 재산법편을 개정하는 작업을 진행한 바 있다. 예컨대, 이미 2000년에 소비자의 오인이나 곤혹에 의한 취소권을 인정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소비자계약법을 제정한 일본의 예를 들 수 있다. 문재인 정부의 새로운 정책은 투자자소송과 주주소송의 활성화를 통해서 투자자권익증진과 기업지배구조개선에 기여할 것이 분명하다. 하지만 각론에 있어서는 보다 세심하고도 과감한 개혁조치들이 필요할 것이다.

     

    【조계창 변호사 kccho@hannurilaw.co.kr】


    목록